사업가는 예술을 모르고, 예술가는 사업을 모르고..

나름대로 중견기업 쯤은 되는 곳의 걸그룹 해체 얘기가 나와도 묻혀버릴 정도로.. 최근 아이돌 관련 뉴스 코너에는 하이브 관련 뉴스가 잔뜩 올라오고 있습니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곳이라 무서울 게 없어서 딱히 회사 이름을 가릴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긴급기자회견까지 하는 걸 보니 대체 무슨 일인가 싶은데요..

“사람을 이렇게 담그는구나”…민희진, ‘하이브 고발’ 심경 토로[종합]

저는 사건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고- 아래에도 다시 적겠지만, 얼핏 보기에 양쪽 다 잘못이 있어보입니다. 결국은 법에 따라 모든 것이 정해질 것 같은데요. 다만 이 사건의 후폭풍이 제법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저기서 누가 잘했다, 잘못했다..가 아니라 제목에 쓴 것처럼 서로 상대를 잘 모르고 생각이 이렇게 다르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제 생각에 기획사 대표가 갖춰야 할 능력은 크게 세가지가 있습니다.
뛰어난 인사이트 또는 감각으로, 소속된 아이돌이라는 상품을 시장이 원하는 최고의 모습으로 보이는 것
또는 본인의 감각이 뛰어난 건 아닐지라도 소속된 아티스트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
또는 본인은 능력이 없어도 주변에 뛰어난 사람들을 두고 이들을 연결해줄 수 있는 것

세가지 각각에 대해 떠오르는 사람이 있긴 한데.. 세가지가 서로 다른 것이다보니 모두를 만족하기는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첫번째의 천재는 감각적인 사람이, 세번째의 천재는 사업수완이 좋은 사람이겠죠. 어느 쪽으로든 잘 하면 성공할 수 있긴 한데 서로 다른 부류 사이에는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굳이 상품(?)이 아이돌이 아니더라도 회사에서 사업흐름을 잘 읽는 사람, 소속직원의 능력을 최대화시키는 사람, 인맥이나 자원을 잘 끌어오는 사람이 프로젝트를 이끄는 모습이 다르겠죠.

이번에 보니 사업에만 관심있는 입장에서 ‘돈을 붓고 기존에 성공한 방식을 재현하면 되는 거잖아’하고 감성을 갖고 일하는 입장에서 ‘아니.. 나와 내 새끼들을 이렇게 대접하면 안 되지’한 것 같은데.. 언론발표의 형태나 사용하는 단어, 전달방식 등을 보건데 양쪽이 다른 세계에 있는 듯 싶습니다. 그리고 직장생활의 진리는.. 예술(?)하는 사람과 같이 사업을 하면 피곤하다.. 회사가 갑자기 규모가 커지고 자꾸 확장하다 보면 저런 난리가 나는구나.. 그건 업종에 무관하구나..하는 걸 느끼게 되네요. 가깝게는 제가 있는 곳 근처도 저런 내홍이 있었고, 갑자기 꺼내들어 미안하지만 카카오 생각도 나는군요.

그리고 아마 이런 난리가 난 건, 가장 큰 재산인 BTS는 아직 복귀할 수 없는 상황인데 걸그룹 하나는 실력 논란이 생겼고 걸그룹 하나는 표절 논란이 생기고.. 난관에 빠진 상태에서 내부단속 하다가 벌어진 것 같은데요.. 그 문제 자체에 대해선 너무나 맘에 드는 설명을 봤기에 유투브 연결 테스트 겸 영상을 연결해 봅니다.

그리고 제 나름의 결론.. 제 덕질 생활에서 ‘아.. 이제 아이돌 세상 모르겠어’했고 아이돌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계기가 된 게 뉴진스가 이 정도나 인기가 있는 거였는데.. 이번에 보니 제 이해의 범위 밖에서 만들어진 터라 그런 것 같습니다. 제 기준에서 대형 기획사 중에서 회사다운 시스템으로 굴러가고 있는 건 최근 10년간의 JYP (좌충우돌 하다가 시스템으로 굴러가고 나서 나온 상품이 TWICE라고 봅니다), 굳이 하나 더 꼽자면 논란은 있지만 회사 자체는 돌아가는 YG..
어떤 얘기냐- 저보고 KPOP 테마로 어떤 주식을 사겠느냐 한다면, JYP는 주가 보며 들어가면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말할 거고, YG는 고민은 해보겠다.. SM과 하이브는 사는 게 망설여진다..는 뜻입니다.

제가 보기엔 이런 논란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싸움이지만, 이건 아이돌의 세계이니깐.. 그리고 현재 뉴진스의 지지 기반은 직장생활과 사회에 쩔은 회사원 아줌마 아저씨들이 아니니까 이 싸움으로 뉴진스가 인기가 떨어지거나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 또한 저로선 재밌는 볼거리일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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